우리는 이미 자동차, 반도체, 무선통신, 선박에서 황야를 옥토로 일구어 세계화의 파도타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고려인삼은 왜 체계적이고 참신한 전략으로 세계화에 도전하지 못하는가.
인삼의 효능은 지금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단계다. 일례로 지난 6월 제43차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에서, 미국 임상분야 랭킹 1~2위를 다투는 메이요 클리닉 소속 바튼 박사는 인삼이 암 환자의 에너지를 상승시켜 주고 피로를 감소시켜 준다는 통설을 의학적으로 입증했다.
그런데 고려인삼의 경쟁력은 오히려 날로 약화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인삼 생산량은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다. 현재 단위 생산비는 중국에 비해서는 6배, 미국에 비해서는 2.5배 비싸다. 생산성과 생산량 모두 고려인삼 아류국(亞流國)에 뒤처진다는 얘기다.
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10대 중장기 시책이 무색할 지경이다. 인삼업계의 안일한 품질 관리와 조정 역할도 구슬 서 말을 꿰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초콜릿마을과 일본 도쿄 하코네 온천마을에서는 초콜릿에 목욕하는 것을 관광 상품화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이 내린 뿌리’가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면 불경죄에 해당되는가?
진지하고 품위 있는 삶을 즐기려면 ‘신의 물방울’(포도주)의 맛을 알아야 한다는 자신만만한 주장에 끌려가게 된다. 비즈니스 식사에서 와인이 주제가 되는 일이 많다 보니 프랑스 와인의 5대 명가(名家)와 명품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밑줄을 그어 가며 보게 된다.
이탈리아, 미국, 호주, 스페인, 칠레, 뉴질랜드의 추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프랑스 와인은 여전히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다. 지난해 프랑스 와인 생산량은 약 53억?(71억병)에 달해 부가가치 총액이 의류산업과 맞먹었다.
프랑스는 1935년 법 제정을 통해 국립원산지표시연구소(INAO)와 위반방지국(SRF)이라는 독립적인 2개 기관을 설립하는 등 와인의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다.
포도주에 부여하는 원산지표시검증(AOC)은 대표적인 품질 향상 유인책이다. 현재 AOC를 획득한 지역, 지방, 마을 또는 포도밭은 모두 470여 개에 이른다. 여기서 생산된 포도주의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소비자와 생산자를 모두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신의 물방울’은 그저 하늘에서 내려온 아침 이슬이 아니라, 정부의 지원책, 생산자의 철저한 품질 관리와 마케팅, 소비자의 선호도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킨 결과인 것이다.
지난 5월 국내 인삼업계가 마련한 한 토론회에 참석했을 때 두 가지 무례한 질문을 한 일이 있다. “인삼을 ‘신이 내린 뿌리’라고 하는데, ‘신의 물방울’인 포도주는 품위 있는 식탁에서 대접받지만 인삼주는 삼계탕집 외에는 본 적이 없으니 어찌된 영문일까?” “우리나라에는 왜 인삼 생산 명가와 명인이 없으며, 6년근, 4년근은 있어도 2001년, 2003년 명품은 왜 없는가?”
다른 토론자는 “인삼은 신비한 약초라는 이미지에 집착하여 인삼의 모양과 글씨체는 예나 지금이나 늙은 이미지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대와 세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결과이다. 비누, 사탕, 음료 등 모든 인삼 제품에는 서양인들이 싫어하는 흙 냄새가 획일적으로 배어 있다. 특유의 뿌리 향을 다양한 아로마로 재개발할 수는 없을까?
김태황 명지대 교수·국제통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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